[ESG경영칼럼] 최봉혁 칼럼니스트 (한국구매조달학회 이사)
4월 장애인의 달 ,장애포용, ESG 경영의 퍼즐을 완성하다
"다양성은 단순한 미덕이 아닌 비즈니스의 본질이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그룹 맥킨지는 'Diversity Wins'보고서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다양한 인종·성별·장애인 포용을 실천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수익성과 혁신성 면에서 월등하다고 밝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S(Social)’ 축에 있어, 장애인의 포용은 더 이상 부가 가치가 아니다.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전략적 요소다.
장애인의 달 4월을 맞아, 글로벌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장애 포용을 실현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ESG 경영에 어떤 융복합 효과를 내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ESG 경영의 핵심축이 된 '장애포용'
과거 기업의 장애인 채용은 '사회공헌'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포용적 조직문화는 조직 내 창의성과 문제 해결능력을 높이고, 소비자 신뢰를 쌓는 핵심 요소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1년 '장애인 포함 채용 전략'을 발표하며, 뉴로다이버전스(신경다양성)를 중심에 둔 인재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이나 ADHD 등 기존 채용 시스템에서 소외됐던 이들을 위한 별도 평가와 코칭 시스템을 도입해 실질적인 포용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스타벅스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인 랭귀지 매장(청각장애인 전용 점포)'을 워싱턴 D.C.와 중국 광저우 등에 개설했다. 해당 매장은 청각장애인 고객과 직원이 수어로 소통하며, 수어 기반의 주문 플랫폼이 별도로 구축돼 있다. 이는 단순한 ‘배려’ 차원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다양성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 장애포용이 불러온 '소셜 임팩트'
ESG 경영은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가치, 그리고 기업 평판에 직결된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장애인을 포용하는 기업은 평균적으로 브랜드 신뢰도 점수가 20% 이상 높게 나타났고, ESG 투자지수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또한, 세계장애연합(IDA)과 세계은행이 공동 발간한 ‘Disability-Inclusive Business Practice’ 보고서는 장애인 고용을 적극 추진한 기업들이 ▲직무 충성도 증가 ▲이직률 감소 ▲근무만족도 향상 등 정량적 성과를 달성했음을 보여준다. 직원의 다양성은 곧 시장의 다양성으로 연결되며,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장애를 경험하게 되는 소비층의 증가와도 궤를 같이 한다.
◆ 융복합 전략, ESG+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최근 글로벌 트렌드는 ESG 경영에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를 접목하는 융복합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럽 최대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는 ESG 보고서에 DE&I 전략을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장애인 접근성을 기준으로 한 ‘포용성 진단지표’를 운영 중이다. 이는 공시(Disclosure) 기준을 넘어 실천(Implementation) 중심으로 기업 경영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 조짐은 보인다. 포스코는 중증장애인 채용 특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하고, 장애인 접근성 기준을 도입한 내부 인트라넷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장애인 맞춤형 사내 교육 콘텐츠와 직무개발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수준의 통합 ESG·DE&I 지표 마련이나, 공시 수준의 전략은 부족한 실정이다.
◆ ESG 실천의 벤치마크, 포용의 ROI(Return on Inclusion)
ESG 경영의 사회(Social) 축은 단순한 '기부'나 '봉사'를 넘어, 실질적인 조직 설계와 정책 전환이 핵심이다. ‘Return on Inclusion(포용의 수익률)’이란 표현은 단순히 감성적 효과가 아닌, 분명한 경제적 가치 창출을 뜻한다. BCG의 분석에 따르면, 다양성 높은 조직은 평균보다 19% 높은 혁신 수익을 내고 있으며, 장애인 포용의 경우 고객 충성도와 채용 시장 내 이미지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조직문화의 전환 ▲데이터 기반 DE&I 공시 ▲장애 접근성 기준 준수 ▲경영진 리더십의 직접 실행 등이다.
◆ 결론 - 장애포용은 ESG의 '마지막 조각'
장애인을 향한 기업의 시선은 사회 전반의 성숙도를 반영한다. ESG 경영이 기업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시대, 장애포용은 기업에 마지막으로 필요한 퍼즐이다.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포용을 설계해야 할 때다.
장애인의 달 4월, 단 한 번의 채용 캠페인이나 SNS 이벤트를 넘어서, 근본적인 전략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ESG 경영의 시작이며, 포용의 가치가 가장 선명하게 빛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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