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턱을 낮춘 '진정성', 故 이건희 회장의 철학이 리움의 ESG로 피어나다
글 ㅣ최봉혁 ESG칼럼니스트 ㅣ 더이에스지뉴스 ㅣ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다. 수많은 기업이 ESG 성과를 내세우지만, 그중 'S(사회)' 영역은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일회성 기부나 시혜적인 봉사 활동을 '사회적 책임'으로 포장하기도 한다. 진정성 없는 ESG는 공허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리움미술관이 보여준 행보는 '진짜 ESG'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리움미술관은 지난 3일, 정기 휴관일에 문을 활짝 열었다. 구립용산장애인복지관 등 6개 기관의 장애인과 가족, 봉사자 등 240명을 초청하기 위해서였다. 북적이는 인파와 시선에서 벗어나, 가장 편안하고 여유로운 환경에서 최고 수준의 예술을 경험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단순한 초청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일일 도슨트'였다. 미술관에 초청된 가정의 부모가 직접 도슨트로 나섰다.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당사자로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전시 해설을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이불 작가의 개인전, 《까치호랑이 虎鵲》 등 고품격 전시를 '자신들의 언어'로 만끽했다.
한 자원봉사 부모는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질문하는 가족들을 보며 예술이 서로를 잇는 언어임을 새삼 느꼈다"고 전했다. 미술관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행사가 아니라, 참여자와 미술관이 '함께 만들어가는' 진정한 소통의 장이 열린 것이다.
'안내견 사업'에서 '문화 향유권'으로 이어진 철학
이러한 리움미술관의 '포용적 행보'는 삼성문화재단의 일관된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 우리는 30여 년 전 시작된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업을 기억한다. 1993년,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던 시절, 비영리·비용 창출 사업인 안내견 학교를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복지 사업이 아니었다. '안내견은 장애인의 눈이자 동반자'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고,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자립을 돕는 '인식 개선' 프로젝트였다. 당장의 이익이 아닌, 10년, 20년을 내다본 장기적인 사회 가치 투자의 전형이다.
이 철학이 오늘날 리움미술관의 장애인 포용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내견 사업이 장애인의 '물리적 이동권'과 '사회적 인식'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이었다면, 리움의 이번 초청 행사는 장애인의 '문화적 접근권'과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시도다.
삼성문화재단 류문형 대표이사가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힌 점은 이 활동의 진정성을 더한다. 2022년부터 이어진 초청 프로그램은 누적 인원 1,800명에 이른다.
'모두를 위한 예술', 다른 기업 박물관의 길을 묻다
ESG 경영의 핵심은 '지속가능성'과 '진정성'이다. 리움미술관의 사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다. 최고 수준의 문화 예술이라는 '고품격 자산'을 사회의 가장 필요한 곳에 나누는 방식은 지극히 사려 깊다. 휴관일에 공간을 내어주고,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전시를 채우는 방식은 '이용자 중심' 포용 정책의 모범이다.
이는 ESG 경영을 선도하는 현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수많은 기업이 운영하는 사립 미술관과 박물관에 묻게 된다. '당신의 문은 진정 모두에게 열려 있는가?'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문화 시설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불편한 환경 등 심리적 장벽이 더 크다. 리움미술관의 시도는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문화 향유권'이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의 기본권임을 확인시켜 준다.
故 이건희 회장이 뿌린 '동반'과 '포용'의 철학이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업을 거쳐, 이제 리움의 '모두를 위한 예술'로 피어나고 있다. 이 선한 영향력이 다른 기업 박물관으로 확산되어, 대한민국 모든 문화 공간이 진정한 포용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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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칼럼] 리움미술관 ESG, 故 이건희 '포용 철학'의 계승 - 더이에스지(theesg)뉴스
문턱을 낮춘 '진정성', 故 이건희 회장의 철학이 리움의 ESG로 피어나다글 ㅣ 최봉혁ESG칼럼니스트 ㅣ 더이에스지뉴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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