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가 가전제품 전액 지원!" 상조 서비스에 가입하면 최신형 가전제품을 공짜로 주는 듯한 광고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공짜'의 유혹 뒤에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불완전판매의 덫과 부실 경영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상조업계의 민낯이 드러나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상조 결합상품의 불완전판매와 고객 선수금의 유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문호상 웅진프리드라이프 대표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입자 90%가 '사은품'으로 오인
문제의 핵심은 '결합상품'의 구조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경기 김포시을)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가전제품 무료 증정 이벤트를 진행해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실제로는 상조 서비스와 가전제품 할부 계약이 별개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광고는 마치 상조 가입만 하면 고가의 가전을 '사은품'으로 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한다. 박 의원에 따르면, 가입자 10명 중 9명은 이 가전제품을 사은품으로 오인했다. 뒤늦게 별도 계약임을 알고 해지하려 해도 거부당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불완전판매다. 기업이 단기적인 가입자 수 증가에 매몰돼 소비자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다. 박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결합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객 돈이 '오너 일가 사금고'?
더 심각한 문제는 상조회사들의 재무 건전성이었다. 박상혁 의원은 "소비자원의 회계 실태 조사 결과, 총 74개 상조업체 중 42개 업체의 지급여력이 100%에 미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15개 기업은 50% 미만이었다.
지급여력은 고객이 일시에 해약을 요청할 때 회사가 돈을 내줄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이것이 100%가 안 된다는 것은 '내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법적으로 상조회사는 고객 선수금의 50%만 예치하면 된다. 박 의원은 "나머지 50%에 대한 규제가 없어 기업들이 (이 돈을) 오너 일가의 사금고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과거 VIG파트너스가 프리드라이프를 웅진에 매각할 때 임직원들이 '셀프 투자'에 나서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람그룹의 '옥상옥 셀프 보증' 논란
보람그룹의 기형적인 지배구조와 공정위 시정명령 거부 문제도 질타를 받았다.
보람그룹은 자회사 격인 '한상공(한국상조공제조합)'을 사실상 주도해 설립했다. 문제는 자회사가 최대주주(보람)를 보증하는 '옥상옥 셀프 보증' 구조다. 또한, 보람상조는 한상공에서 과도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박 의원은 "보람그룹이 6개 계열사로 나뉘어 고객의 선수금을 위험한 상품에 투자하고 오너 일가의 사금고처럼 사용하고 있다"면서 공정위 시정명령 거부 이유를 따졌다. 이에 보람 측은 "법률상 의결권이 제한돼 있다"며 "회사 의견을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상조(相助)는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인생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해 매달 돈을 붓는 소비자의 신뢰를 담보로 장사를 해왔다. '무료 가전'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그 돈을 '사금고'처럼 운영했다는 의혹은 상조업계 전체의 신뢰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사과와 해명 이전에, 고객의 돈을 안전하게 지킬 투명한 경영 시스템과 강력한 감독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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