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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가 /수자령 / 천도 기도 /축복/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릍타야 훔.
광명진언은 비로자나불의 진언이요, 모든 불보살님의 총주總呪이며, 부처님의 한량없는 자비와 지혜의 대광명으로 살아있는 이와 죽은 이 모두에게 새로운 태어남을 얻게 하는 신령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백만 년 동안 어둠에 휩싸여 있던 암굴暗窟일자라도 불을 밝히면 한순간에 모든 어둠이 사라지고 밝음이 깃드는 것과 같이, 아무리 깊은 죄업罪業과 어둠이 마음을 덮고 있을지라도 부처님의 광명이 비치면 저절로 맑아지고 밝아지고 깨어나게 된다는 것이 이 진언을 외워 영험을 얻는 원리입니다.
일찍이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元曉大師께서는 <유심안락도遊心安樂道>를 통하여 이 진언의 공덕을 크게 강조하셨습니다.
“만일 중생이 이 진언을 두 번이나 세 번, 또는 일곱 번을 귀로 듣기만 하여도 죄업이 소멸된다. 또 중생이 십악十惡과 오역죄五逆罪와 사중죄四重罪를 지어서 죽은 다음 악도에 떨어질지라도 이 진언을 외우면 능히 해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그릇에 흙이나 모래를 담아놓고 이 진언을 108번 외워 그 모래를 시신 위에 흩거나 묘지 또는 묘탑墓塔위에 흩어주면 비로자나부처님의 광명이 망인에게 이르러 모든 죄업을 소멸시켜 줄 뿐 아니라 서방 극락세계의 연화대로 인도하게 된다. (중략)
모래를 묘위에 흩는 것만으로도 극락왕생하거늘, 하물며 진언으로 옷을 지어 입고 소리를 내어 외우면 어떠하겠는가? 모래를 흩는 공덕보다 진언을 외우는 공덕이 더 수승함은 말할 것도 없다.”
실제로 원효대사께서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바가지에 강변의 깨끗한 모래를 담아 광명진언을 108번 외운 다음, 그 모래를 묘지나 시신 위에 뿌려주어 영가를 천도했다고 합니다.
우리 불자들도 성묘 또는 묘사를 지내러 갈 때 이러한 모래를 준비하여 조상들의 묘위에 뿌려주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집안에서 상喪을 당했을 때, 절에서 49재를 지냄과 동시에 그 49일 동안 집에서 매일 광명진언을 외워주면 매우 좋습니다. 망인亡人의 사진 앞에 앉아 입으로 광명진언을 외우면서 마음으로 극락왕생을 기원하면, 틀림없이 크나큰 영험을 볼 수 있습니다.
이상은 광명진언을 망인과 관련지어 이야기 한 것입니다. 따라서 광명진언을 ‘망인을 위한 진언’으로만 착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원래 광명진언이 수록되어 있는 <불공견삭신변진언경>이나 <불공견삭비로자나불대관정경>을 살펴보면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광명진언의 영험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보통사람이 이 진언을 외우면 다생다겁의 업장業障을 소멸하여 지혜를 얻고 자유 자재함을 얻으며, 장수는 물론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고 합니다. 특히 이 광명진언을 꾸준히 외우게 되면 세세생생 불국토에서 자유롭게 노닐 수가 있고, 연꽃처럼 청정한 삶을 누리며, 불변의 대금강심大金剛心을 얻을 뿐 아니라, 뒤로 물러남이 없는 불퇴전不退轉의 지위에 올라 대해탈법륜大解脫法輪을 능히 굴릴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이 광명진언이 대참회의 진언인 동시에 대해탈의 진언이라는 것을! 광명진언을 통하여 업장의 어둠을 부처님의 대지혜광명, 우리 본성의 참다운 광명으로 물리친다면, 그 자리가 곧 해탈과 행복의 불국토로 바뀌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아울러 병든 사람이 광명진언을 직접 외우거나, 병든 이를 위해 이 광명진언을 외우면 능히 쾌차할 수가 있습니다. 또 수험생, 고시생, 취업준비생, 사업가 등이 이 광명진언을 외우면 능히 앞길이 열리게 됩니다. 왜?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나’를 비춤과 동시에 앞을 비추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광명진언을 외워 크게 영험을 얻는 경우는 영가靈駕의 장애가 있을 때입니다. 영가의 장애가 있어 원활한 삶을 이루지 못할 때 광명진언을 외우면 큰 효험을 볼 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불행이 닥칠 때 흔히들 조상을 탓합니다. “조상도 무심하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 뒤에는 부모, 친척, 조상 등의 영혼이 ‘나’를 돕지 않는다는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영가의 장애로 말미암아 뜻하는 바의 일들이 시원스럽게 풀리지 않고 더욱 꼬이기만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병이 들어 병원에 갔을 때, “특별히 이상한 곳이 없다”고 하면, ‘영가의 장애가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점집을 찾아가면, 죽은 일가친척이나 제삿밥을 받아먹지 못하는 조상을 들먹이면서 굿을 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영가의 장애가 때로는 있기도 합니다. 특히 꿈 가운데 영가가 자주 보이게 되면 영가장애의 신호로 보아도 거의 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영가장애 때문에 크게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삶의 어려움이나 영가의 장애가 찾아온다고 하여 굿을 하는 등의 미신迷信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미신이 무엇입니까? 바른 법과 자신의 바른 마음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고 엉뚱한 힘에 끌려가는 것이 미신입니다. 따라서 부처님의 법을 따르는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해놓은 적절한 방법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만약 지금의 ‘나’에게 영가의 장애가 있다면 삼칠일(21일)을 한 기한으로 삼아, 매일 자기 전에 향 하나를 피워놓고 삼십 번씩만 광명진언을 외워도 영가의 장애는 저절로 풀어집니다. 장애가 풀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 방해를 하던 영가가 ‘나’를 도와주기까지 합니다.
‘부처님의 대자비와 대지혜로 영가를 천도해주겠다’ 는 마음으로 광명진언을 외우면 그 어떤 영가라도 좋은 곳에 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선대조상이나 돌아가신 가족, 친족, 친구들 가운데 마음에 걸리는 이가 있으면 삼칠일 정도의 기한을 정하여 광명진언 기도를 해 주십시오. 그리고 유산, 낙태 등으로 마음에 걸리는 경우에도, 인연이 닿지 않은 그 영靈을 위하여 광명진언 기도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상을 당했을 때나 조상을 위해, 영가의 장애가 있을 때, 앞날의 성취를 기원할 때, 나아가 업장을 소멸하고 깨달음을 이루고자 하는 불자라면 광명진언 기도를 꼭 한 번 정성껏 해 보십시오. 틀림없이 큰 가피가 임할 것입니다.
광명진언의 의미
이제 광명진언 각 글자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봅시다. 원래 진언의 뜻은 풀이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진언을 매우 중요시 했던 밀종密宗에서는 진언의 각 글자들을 풀이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뜻을 잘 알아야 관觀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요, 관이 잘 되어야 보다 빨리 성취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 광명진언은 아홉 단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①옴 ②아모가 ③바이로차나 ④마하무드라 ⑤마니 ⑥파드마 ⑦즈바라 ⑧프라바릍타야 ⑨훔
이 아홉 단어가 모여 신령한 힘을 발현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 한 단어 한 단어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① 옴(oṁ)은 대우주의 무한한 생명력, 진리, 불멸의 부처님께 귀명歸命하고 향한다는 뜻입니다. 원래 ‘옴’은 ‘a+u+m-'의 결합문자로서, a는 창조, 출발, 시작, u는 유지, 존립, m은 끝, 소멸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곧 이 세상 모든 것의 시작과 존립과 성립, 인생의 태어남과 살아감과 죽음 등을 ’아+우+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럼 마지막의 장음표시인 ‘-’은 무엇인가? 시작과 유지와 끝을 넘어선 진리나 영원한 본체를 뜻합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불생불멸不生不滅,불구부정不垢不淨,부증불감不增不減의 진리, 그리고 모든 부처님과 중생들의 근본 체體를 나타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예부터 이 ‘옴’은 매우 신령스러운 주문으로 받들어졌습니다. 생겨나서 유지하다가 소멸되는 세간의 모든 흐름들과 그 흐름들을 넘어선 영원, 완성, 조화, 통일, 성취 등의 성스러운 본체에 귀명歸命한다는 뜻으로 ‘옴-’을 외웠던 것입니다.
② 아모가amogha는 ‘불공不空’으로 번역됩니다. ‘공이 아니다, 빈 것이 아니다’는 뜻입니다. 공空, 불교에서는 참으로 공을 많이 강조합니다. 공! 비워라. 무엇을 비우라는 것입니까? ‘나’를 비우라는 것입니다. 무아無我가 되라는 것입니다.
왜 ‘나’를 비우라는 것인가? ‘나’ 때문에, 참된 나를 모르는 어리석음我癡, 나에 대한 사랑我愛, 나의 교만我慢, 나의 고집我見 때문에 모든 것의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할 뿐 아니라, 영원, 완성, 조화, 통일, 성취가 가득한 ‘옴-’의 자리와 하나가 되지 못한 채 괴롭고 덧없고 슬프고 비참하게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고무풍선을 예로 들어 조금 더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허공처럼 탁 트인 대우주법계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어떻게 존재하고 있습니까? 허공에 떠 있는 고무풍선처럼 존재하고 있습니다. 자아自我의 고무풍선이 되어 살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나’로 삼고 있는 자아自我! 스스로가 ‘나’에 대한 사랑으로 정립한 ‘나’요, 주관과 망상과 어리석음으로 만든 ‘나’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거짓 자아 속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스스로가 불어 만든 특정한 형태의 고무풍선 속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과연 고무풍선 속의 세계가 자유롭습니까? 갇혀 있으니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두렵고도 불안합니다. 조그마한 일에도 상처를 잘 입고, 혼자만의 공상과 망상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풍선의 세계를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풍선에 집착하여 ‘나’를 지키며 살고, 내 것을 고집하며 삽니다. ‘풍선이 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풍선 속에서 계속 고집을 부리고 욕심을 부리며 자아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풍선이 쪼그라들 때까지 버둥거리며 살다가 이 생을 하직하고, 업을 따라 다음 생에는 또 다른 풍선이 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십시오. 풍선 안에 허공과 풍선 밖의 허공이 다른 것입니까? 아닙니다.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풍선을 터뜨리면 어떻게 되는가? 터뜨리는 그 순간, 풍선 속에 허공은 그냥 그대로 풍선 밖의 허공과 하나가 됩니다. 그 자리에서 곧바로 대우주법계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가 되어 본체를 회복하고 영원한 생명력을 얻게 되며, 답답함 없이 자유롭고 불안감 없이 평안하고 티 없이 맑은 본래의 삶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아모가, 곧 불공의 자리입니다.
불공不空은 빈 것이 아니라 꽉 차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꽉 차 있는가? 영원생명常,무한행복樂, 자유자재我,청정무구淨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대자비, 대지혜, 대평화가 꽉 차 있습니다. ‘나’ 만 비우면, 자아의 고무풍선만 터뜨리면 ‘옴-의 아모가不空’가 그대로 펼쳐지는 것이며, 그래서 ‘바이로차나’ 라 한 것입니다.
③ 바이로차나vairocana는 광명변조光明遍照, 변일체처遍一切處라고 번역합니다. 법, 진리, 부처님, 불공의 ‘옴-’ 은 어디에나 어느 때에나 있는 것이며, 그 광명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나 발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법신불인 비로자나부처님은 바로 이를 인격화한 것입니다.
원효대사는 <대승기신론소>에서 법신法身그 자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첫째, 크나큰 지혜요 광명이며大智慧光明
둘째, 세상 모든 것을 남김없이 비추며遍照法界
셋째, 참되게 아는 힘을 간직하고 있으며眞實識知
넷째, 맑고 깨끗한 마음을 본성으로 하고 있으며自性淸淨心
다섯째, 영원하고 행복하고 자재하고 번뇌가 없으며常樂我淨
여섯째, 인연에 따라 변동됨이 없이 스스로 존재한다.淸凉不變
이와 같은 덕성을 갖춘 것이 법신입니다. 광명진언을 외우는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법신 비로자나불의 대지혜광명이 늘 우리를 비추고 있으며, 자아의 고무풍선을 터뜨린 우리 자체가 ‘바이로차나’ 라는 것을...
④ 마하무드라mahamudrā의 마하는 대大, 무드라는 ‘도장 인印’ 이므로 ‘대인大印’으로 번역됩니다. 대인은 대우주의 도장입니다. 진리의 도장입니다. 이 도장은 ‘아주 결정적인 것’ 이어서 ‘결코 변동이 있을 수 없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임금의 도장인 옥새가 찍히면 그 문서는 그 나라 어디에서나 통용됩니다. 그리고 절대적인 권위를 지닙니다. 그런데 대우주의 도장이요, 진리의 도장인 마하무드라가 찍히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녕코 영원불변의 효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곧 이제까지 살펴본 영원불멸, 진리, 성취 등의 ‘옴-’ 과 온갖 좋은 것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아모가不空’, 그리고 어디에나 ‘법신불의 광명이 두루 하다(바이로차나)’는 것이 결코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것을 ‘마하무드라’ 로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입니다.
⑤ 마니mani는 마니보주摩尼寶珠)서,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대로 이루어 준다고 하여 여의보주如意寶珠라고도 하며, 모든 불행과 재난을 없애주고 탁한 물을 맑힌다고 하여 수청주水淸珠라고도 합니다.
이 보주는 무색투명하여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붉은 것이 오면 붉은 색을 나타내고 푸른 것이 오면 푸른색을 띱니다. 하지만 그 색들이 가고 나면 조금도 물듦이 없이 무색투명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⑥ 파드마padma는 연화蓮花, 곧 연꽃입니다. 진흙탕 속에서 자라나지만 물들지 않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의 꽃입니다. 잡되고 혼탁한 속세에 있으면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청정함을 유지하는 ‘참된 나’를 상징화하고 있습니다.
⑦ 즈바라suvara는 광명光明입니다. 생사윤회의 원인인 미혹의 어둠을 한순간에 없애주는 대광명을 뜻합니다.
이제 ⑤⑥⑦을 함께 묶어 이야기하겠습니다. 불교에서는 이 세상 무엇인가를 분석하고 관찰할 때 한 가지 측면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관찰하고 이야기합니다. 그 셋이 무엇인가?
체(體)와 상(相)과 용(用)입니다. 이 중 체體는 본질, 본체, 근원, 근본 등을 뜻하고, 상相은 나타나 있는 모습을, 용用은 작용이나 능력을 가리킵니다. 우리 인간을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반드시 체, 상, 용이 있습니다. 체, 상, 용이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연 체, 상, 용이란 어떠한 것인가? 예를 들겠습니다.
옆의 시계가 있다면 그 시계를 바라보십시오. 보이십니까? ‘나’의 눈으로 보는 시계의 모습이 바로 상相입니다. 그 시계의 용用은 무엇입니까? 우리에게 시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 상과 용은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럼 시계의 체體는 무엇인가? 체는 그와 같은 시계의 모습을 낳게 하고 시간을 알게 하는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근원이요, 근본입니다. 그렇다면 체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그 시계를 만들어낸 사람의 ‘아이디어’입니다. 시간을 알 수 있게 하는 작용을 표출시키기 위해 여러 부품들을 조합하여 지금의 시계 모양으로 만들어낸 발명가의 아이디어가 그 체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아이디어는 마음입니다. 발명가의 마음이 시계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볼펜도 마찬가지요 물 컵도 안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이런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요러한 모양으로 만들면 되겠다’고 하는 아이디어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상과 용은 반드시 체를 따라 이루어집니다.
체를 떠나서는 상과 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체體는 보이지 않습니다. 상과 용은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지만 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체는 언제나 상과 용의 밑바닥에 숨어있습니다.
이제 ‘⑤마니 ⑥파드마 ⑦즈바라’로 돌아갑시다. 우리의 근본 마음, 깨달음의 마음, 참된 마음은 마니보주와 같습니다. 이것이 있어 무엇이든 뜻과 같이 이룰 수 있습니다. 또 남자의 업이 다가오면 남자의 속에 숨고, 여자의 업이 다가오면 여자 속에 숨습니다. 그러나 가고나면 원래의 무색투명한 마니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참된 마음, 근본 마음의 모습相은 어떠한가? 연꽃과 같습니다. 어떠한 세파 속에 있을지라도 오염되지 않고 늘 깨끗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것이 맑디맑은 본래 마음의 본모습입니다. 이 마니보주에서는 빛을 뿜어냅니다. 모든 무명과 미혹을 밝음과 지혜로 바꾸어놓는 대광명을 발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우리 참된 마음의 작용입니다.
이제 광명진언을 외우는 우리가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광명진언을 외우고 있는 내가 바로 여의보주요, 연꽃이요, 광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는 것입니다.
나는 모든 것을 뜻과 같이 이룰 수 있는 여의보주를 지니고 있어 능히 맑히고 밝힐 수 있다는 것과, 나는 능히 생사의 탁류 속에서도 고요하고 맑은 연꽃과 같은 모습을 갖추고 살겠다는 것과, 대광명을 발하여 나와 모든 이의 미혹을 지혜로 바꾸어 놓고자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⑧ 프라바릍타야pravarttaya는 ‘전변轉變한다’는 뜻입니다. 나의 본심, 보리심, 진심, 일심을 개발하여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⑨ 훔 (hūm )은 완성, 성취의 의미를 지닌 단어입니다. ‘미혹과 더러움을 벗어나 청정과 밝음을 이루고 본심, 보리심, 진심을 회복해 가졌다’로 해석하면 됩니다.
이상의 아홉 가지 단어를 하나로 연결시켜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이 대법계에는 어디에나 어느 때에나 영원, 완성, 조화, 통일, 진실, 행복, 자유 그 자체인 법신불의 결정적인 광명이 가득하오며, 나 또한 마니요 연꽃이요 광명의 존재이다. 이제 부처님의 대자비광명속에서 참된 나의 체, 상, 용을 개발하여 생사윤회 세계를 벗고 참다운 깨달음을 성취하노라.”
이제 광명진언을 외우는 우리는 관觀을 잘 해야 합니다. 대법계에 가득하신 부처님께서 ‘나’에게 대광명을 비추어 주는 가운데, 연꽃 위에 앉은 내가 대광명을 발하고 있다는 것을 관상觀想하며 진언을 외우는 것입니다. 곧 스스로가 마니요 연꽃이요 광명임을 관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영가를 위해 기도할 때는 부처님께서 비추어주시는 대지혜, 대자비광명을 받고 있는 영가가 극락세계의 연꽃 위에 앉아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을 관하면 좋습니다. 이렇게 사실적인 모습을 떠올리는 관을 하기가 처음에는 쉽지 않은 이들도 있겠지만, 차츰 하게 되면 용이하게 이루어집니다. 꼭 관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관을 하게 되면 그 성취가 훨씬 빨라지느니만큼 잘 익혀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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