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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동양대 표창장' 오보낸 SBS와 기자는 해명이라도 내놔야

    정치 2020. 4. 13. 00:11 Posted by 직장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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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7일 SBS 보도 캡쳐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이 진행될수록 검찰과 언론의 유착 관계가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정 교수의 9차 공판에서 지난해 9월7일자 '직인 파일 발견' 관련 SBS 보도가 오보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것도 검찰이 해당 보도가 오보 였음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다.

    지난해 9월 7일 SBS는 검찰이 9월 3일 동양대 압수수색 시에 가져간 정교수 연구실의 PC에서 총장직인 파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열린 공판에선 SBS가 보도한 정 교수 PC는 9월 10일에 검찰이 위법하게 임의제출로 가져간 강사휴게실의 PC였음이 드러났다.

    이날 정 교수의 공판에는, 검찰 측 증인으로 동양대 교원인사팀장인 박모씨와 KIST 인턴을 소개해줬던 이광렬 박사가 출석했다.

    공판에 참석했던 한 기자의 메모를 인용한 동양대 장경욱 교수에 따르면 검사가 박팀장에게 9월 7일자 [단독] "조국 아내 연구실 PC 에 '총장 직인 파일' 발견" 이 보도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이 PC에서 발견된 사실이 없었다. 증인은 이 사실을 알 수 없었죠?"라고 묻자 박팀장은 "네"라고 답했다.

    검찰측 증인을 상대로 검사가 '9월7일자 보도'라고 확인까지 시켜주며 결국 검찰이 SBS보도가 오보였음을 증명한 셈이다.

    그렇다면 SBS가 7일에 보도한 단독은 무엇을 근거로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당시 SBS는 앵커멘트를 통해 어젯밤 청문회가 끝나갈 무렵 정교수를 기소했다면서 단독으로 취재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앵커는 정교수가 사무실에서 가지고 나왔다가 나중에 검찰에 제출한 컴퓨터 안에서 총장 직인을 컴퓨터 사진 파일로 만들어 갖고 있었던게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검찰이 전격 기소한 이유가 정교수 컴퓨터에서 총장 도장의 사진 파일이 발견됐기 때문으로 밝혀졌다고 검찰을 인용해 전했다.

    만약에 이 보도가 오보가 아니라면 검찰로 추정되는 누구인가로부터 허위 정보를 받아 가짜뉴스를 생산했다는 결과가 된다.

    검찰 주장대로라면 문제의 컴퓨터는 검찰이 9월10일에 임의제출을 통해 확보한 강사 휴게실에서 발견된 정교수의 컴퓨터가 된다.

    이 것 역시 지난 공판에서 위법수집 증거라는 논란이 제기된바 있다. <관련기사 본보 3월26일 [정경심 재판] 드러나는 검찰 수사 관행…진술서 작성·증거수집 '위법 ' http://www.ifocus.kr/news/articleView.html?idxno=192930 >

    더 큰 의문은 10일에 확보된 컴퓨터에서 발견된 직인 파일을 이보다 며칠 앞선 7일에 SBS가 단독으로 보도를 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한편 이날 검사는 "정경심이 증인에게 전화해서 10분 이상 통화했죠. 증인에게 전화해서.."라고 묻자 박팀장은 "네"라고 답했다.

    동양대 박 팀장은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지난해 정교수와의 통화 녹취록의 녹음 당사자다.

    이 녹음은 지난해 조국 전 장관 인사청문회 직전이던 9월 5일에 정교수와 박팀장이 최성해 총장의 지시로 녹취한 통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은 표창장 문제가 불거지자 궁금해하던 정교수에게 이와 관련해선 박팀징과 통화하라고 해놓고 박팀장에게 통화 녹음을 시켰다는 얘기가 된다.

    이 통화 내용에서, 정교수는 박팀장에게, "총장 직인은 어떻게 찍느냐"고 물었고, 박팀장이 "인주로 찍기 때문에 손에 묻어난다"라고 대답하자, 정교수는 "그래요? 이상하네."라고 답한다.

    정교수는 "집에 수료증이 하나 있는데, 수료증이 ○이(정교수 아들), 민이(딸) 보고 찾아가지고 인주가 번지는지 보라고 물었어. 그랬더니 안 번진다고 그래요. 이해가 안 가서."

    검찰은, 이 통화 내용에서 정교수가 말한 '수료증'을 문제의 딸의 표창장으로 보고, 그 표창장의 직인이 번지지 않는다는 것이니 위조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그런데, 이 수료증은 표창장이 아닌 수료증이다. 딸이 아닌 아들이 2013년에 동양대 인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수료증과 표창장을 받은 바 있다.

    그렇다면 통화에서 정교수가 분명히 '수료증'이라고 말한 것을 검찰이 표창장이라며 억지 해석으로 이 박팀장이란 증인이 불려나온 셈이된다.

    변호인측은 박팀장에 대한 반대 신문에서 "만약 정교수가 위조한 것이라면 박팀장에게 전화해서 인주가 번지는지 여부를 물어볼 이유가 없고 이상하다 할 이유도 없다"라는 반박을 내놨다.

    검찰의 주장대로라면, 정교수는 자신이 표창장을 위조해놓고도 그게 "이상하네? 안번지네?"하며 박팀장에게 전화해 물어봤다는 얘기가 된다.

    이날 공판에서 이 박팀장이 검찰측과 변호인측에 대답하는 태도 역시 매우 상반됐다고 한다.

    검찰에는 유도하는 대로 모두 시인했던 반면, 변호인이 상식적인 판단이나 기존에 확인된 사실에 대한 질문을 해도 "그것에 대해 판단을 안 해봤습니다", "그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라면서 긍정 대답을 피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팩트체커로 활약 중인 박지훈씨는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검찰측 증인'이 아니라 아예 검사가 증언대에 선 듯한 모양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문제는 오보로 판명된 이 9월 7일 SBS 보도가 혹시나? 했던 많은 국민들에게 정교수를 범죄자로 단정 짓게 한 중대한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조국 가족사기단>이 탄생하는 배경이기도하다.

    이 보도 이후에도 KBS와 SBS 등 지상파 방송들은 <단독>이라는 타이틀로 정 교수가 아들의 표창장을 스캔해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검찰발 피의사실을 확증적으로 내보냈다.

    중앙일보는 심지어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을 빗대 '기생충 같은 위조 정황, 정경심 아들 표창장 잘라 만들었다'고 구체적으로 묘사까지 하며 기사를 만들어 내보냈다.

    채널A는 "영화 빼닮은 '표창장 위조'", 동아일보 "영화 '기생충'처럼 표창장 위조했다", 조선일보 "영화 '기생충'처럼… 아들 상장 스캔, 딸 표창장 위조한 정황" 등 보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혐의를 묘사하고 있다는 데 심각성이 더한다.

    검찰의 주장은 정 교수 아들 표창장을 스캔해 직인 등을 포토샵으로 잘라내 워드프로세서에서 표창장 문안을 입력해 위조했다는 거다.

    하지만 당시 그래픽 전문가들은 표창장에 선명한 은박 스티커 등 전문가들도 쉽게하기 어려운 위조를 굳이 해야할 필요가 있겠냐라며 검찰 주장에 허점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오보의 당사자인 SBS나 해당 기자는 이에 대해 사과는커녕 아직까지 아무런 해명조차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이 던져준 미끼를 덥석 물어 묻지마식 오보를 내는 검찰과 언론의 유착행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MBC가 채널A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VIK 대표를 협박했다는 보도가 대표적인 예이다.

    채널A 기자는 이 전 대표 측을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 놔 달라고 협박에 가까운 요구를 서슴치 않았다.

    이 기자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 한 검사장의 목소리가 담긴 음성파일을 공개하며 친분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측근에게 '유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지 않으면 가족 등이 검찰의 가혹한 수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압박도 했다.

    이 기자는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라고 한다.

    '그 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고 했다 '채널A가 특종으로 띄우면 모든 신문과 방송이 따라서 쓰고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진다'고도 했다.

    SBS 기자나 채널A 기자는 취재윤리 위반 여부를 넘어 한 개인과 가족의 인권을 짓밟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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